추석 새벽에 시작된 불안이 연휴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DMZ 지뢰 폭발 사고가 난 지 7일. 그 사이 무엇이 밝혀졌고, 무엇이 아직 그 자리에 남아 있는지 적어둔다.

추석 새벽, 안보 민감증일까 불감증일까
명절 전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6·25도 일요일 새벽이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과한 연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9월 21일, 두 번의 폭발
파주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 25사단 장병들이 수색로를 내던 오전이었다.
첫 번째 폭발에 한 명이 쓰러졌고, 그를 구하려던 대대장이 두 번째 폭발에 발목을 잃었다.
한 사람은 쓰러진 부하에게 걸어갔다. 그 한 걸음의 무게를 오래 생각했다.
같은 주, 다른 장면들
다음 날 백령도 앞바다에서는 북한 전투기가 내려오자 어선 70여 척이 항구로 돌아갔다.
대통령은 유엔총회와 멕시코 순방길에 있었다.
야당 대표의 현장 방문은 거절됐고, 유엔사의 조사 제안이 미뤄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군은 왜곡이라며 반박했다.
2015년의 속도, 2026년의 속도
2015년 목함지뢰 때는 사고 당일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2026년의 군은 사고 지점이 군사분계선 바로 앞이라 위험하다고 말한다.
같은 부상, 다른 속도. 그 차이가 신중함인지 머뭇거림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비가 온다, DMZ에도
연휴 내내 비가 내렸다. 우리 집 마당에도.
젖은 낙엽이 쓸려 모이는 걸 보며 그곳의 흙을 생각했다.
빗물에 쓸려갈 흔적은 어떻게 하나.
9월 27일, 닿지 못한 자리
사고 엿새째, 조사팀 40여 명이 DMZ에 들어갔다. 유엔사 인원과 함께, 그날 작전에 나섰던 간부 몇이 다시 그 길을 걸었다.
아침 9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지뢰탐지기로 한 걸음씩 길을 넓혔다.
그러나 폭발 지점에는 닿지 못했다. 위험했고, 지쳤고, 해가 졌다.

자료사진가장 중요한 단서인 지뢰 잔해는 아직 그 자리에 있다. 누구의 지뢰인지도, 아직 그 자리에 있다.
군은 다시 들어가겠다고 했다.
93억 의료장비는 그대로
같은 주에 준비되던 계획도 있다. 평양 강동군병원에 보낼 약 93억 원 규모의 의료장비.
북한은 아직 받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인도적 지원이라 하고, 다른 쪽은 군사적 전용을 우려한다.
잔해는 아직 수거되지 않았고, 장비 목록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민감증과 불감증 사이
연휴의 끝에서 다시 묻는다. 이 불안은 정말 안보 때문일까.
같은 사고를 두고 누가 정권을 잡았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예민해지고, 누군가는 태평해진다.
민감증과 불감증은 사건 자체보다 그것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 하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다친 장병들이 있고, 그 이유를 알아 내야 하는 건 우리 몫이라는 것.
다음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어서 적겠다.
여러분은 이 7일을 어떻게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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